부산 황령산 정상에 전망대와 케이블카를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면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 발전에 대한 기대가 높은 반면, 자연환경 훼손 우려로 반대 의견도 거세다.
부산시에 따르면 황령산 유원지 조성 사업은 환경영향평가와 실시계획 인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개발 사업에 착공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다.
이 사업은 2021년부터 대원플러스가 추진해 왔으며, 총사업비 2조2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계획에 따르면 해발 427m 황령산 정상에 118m 높이의 전망대와 미디어아트 시설, 푸드코트, 박물관 등이 들어선다. 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부산진구 전포동 황령산레포츠공원과 정상부를 연결하는 539m 길이의 케이블카(로프웨이)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개발사 측은 관광객 증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령산은 부산진구, 연제구, 남구, 수영구에 걸쳐 있으며 울창한 숲과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부산의 허파’라 불린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해당 개발이 자연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황령산 지키기 범시민운동본부’는 17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망대 조명과 케이블카 건설로 인해 야행성 맹금류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기존 숲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부산시는 시민들과 충분히 논의하지 않고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반면, 부산경제살리기운동본부는 “황령산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 잡으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조속한 착공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망대가 완공되면 부산의 주요 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오고, 전파 간섭 문제 해결과 실시계획 인가가 완료되면 곧바로 착공이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