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핍박받는 북한 기독교인의 삶을 체험하고 난 뒤로 신앙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 참지 못하는 제 얕은 신앙을 반성하고, 더욱 감사하는 마음과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을 갖길 원합니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MK·대표 현숙 폴리)가 진행하는 일일 지하교회 현장학습에 참여한 윤수빈(16)양이 지난 1월 순교자의소리 사무실에서 열린 체험 활동 후 일기에 적은 고백이다. VOMK가 최근 자체 출간한 ‘담대한 어린이 성경학교’ 교재를 바탕으로 진행된 현장학습은 기독교 박해 국가에서 겪게 되는 일들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경험할 수 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난 현숙 폴리 대표는 “이 교재는 순교자의소리에서 주일학교나 성경학교, 대안학교, 홈스쿨 등 다음세대 학생을 대상으로 제작한 것으로, 북한 중국 이집트 인도 나이지리아 등 신앙 때문에 핍박받는 담대한 기독교인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준다”며 “아이들이 기도하고 행동하며 박해받는 성도들에게 다가가도록 이끌어준다”고 말했다.
실제 교재엔 핍박 국가의 정보를 비롯해 성경밀반입, 감옥 역할극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포함돼 있다. 나라별 음식 문화 놀이 등을 소개하는 한편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박해받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 이해도를 높인다. 별도로 제작된 교사 지침서는 학생의 나이별 지도를 가능하도록 했다.
폴리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순교자의소리 베스트셀러가 많은데, 그중 하나인 이 교재가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고 느껴 번역 및 출간을 결정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히브리서 10장을 보면 기독교인들은 핍박 속에서도 하나님께 순종하며 신실한 성도들의 이야기로 서로 격려했다. 사도행전 7장에서는 이러한 담대한 성도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증인이 됐다”며 “그리스도의 증인들은 사슬로 연결돼 있고 우리와 한 몸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핍박 속에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경험하고 있는 형제자매를 기억하도록 우리 자녀들 가르치는 것은 우리의 특권이자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의 반응도 생생하다. 황은유양은 “북한 체험으로 점심에 옥수수 한 캔과 김치 조금 먹었다”면서 “지금까지 해온 체험 중 가장 인상 깊었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황양은 “북한에서는 옥수수 한 캔도 먹기 어려운데, 나는 매일 밥을 큰 그릇에 가득 먹는 등 좋은 것만 누려오면서도 불평해왔던 것이 부끄럽다. 앞으로는 안 좋은 일이 닥쳐도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폴리 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기억하고, 하나님을 신뢰하고,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담대한 증인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