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적절한 국제기구 참여 지지”… 對中견제 공동 목소리 낸 한·미·일

입력 2025-02-17 02:22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외교부 제공

한·미·일 3국 외교수장이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중국을 향한 선명한 견제 메시지를 냈다. 해당 문구가 3국 공동성명으로 문서화된 건 처음이다. 북한 비핵화 및 핵우산 제공 원칙의 반대급부로 대중 견제 대열 동참을 압박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회담한 뒤 공동성명을 통해 “대만의 적절한 국제기구에의 의미 있는 참여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 지지’라는 표현을 공동성명에 담았다. 이번엔 한국 요청으로 ‘적절한’이라는 표현이 추가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만에 대한 기본 입장에는 변함없다.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점은 바뀌지 않았다”며 “국가성을 인정하지 않는 국제기구에 대한 참여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이 모든 국제기구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아니라 세계보건총회(WHA)에 옵서버(참관국)로 참여할 기회 정도를 열어뒀다는 의미다.

3국은 또 “남중국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힘 또는 강압에 의한 어떠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했다”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등 내용도 명시했다. 이번 성명은 미국이 먼저 대중 조치를 한·일에 설명한 뒤 동의를 얻는 방식으로 구성됐다고 한다.

조 장관은 ‘아시아·유럽 안보 연계 패널 세션’ 행사에서 “미국은 한국의 대체할 수 없는 동맹이고, 중국은 1991년 수교 이후 30년간 단일 최대 무역 파트너”라며 “두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하는 것이 한국 국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동맹은 동맹이고 파트너십은 파트너십”이라며 “두 관계 사이 절대적 동등성은 없어야 한다. 안보 이슈에 있어서는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