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복귀 예고 “두 달간 성찰의 시간… 머잖아 찾아뵙겠다”

입력 2025-02-16 18:42 수정 2025-02-16 23:52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만간 정치 일선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병주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머지않아 찾아뵙겠다”며 정치 일선 복귀를 예고했다. 시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종결이 예상되는 이달 마지막주에 무게가 실린다. 여권 차기 주자들이 일제히 ‘예열 모드’에 들어간 상황에서 ‘당원 63% 지지율’로 당대표에 올랐던 한 전 대표의 참전은 현 여권 지형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분들의 말씀을 경청하고,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16일 국민의힘 당대표직에서 내려온 뒤 공개 행보를 중단한 채 잠행을 이어왔다.

그는 “책을 한 권 쓰고 있다”며 저서 출간을 복귀 기점으로 삼을 계획임을 시사했다. 집필 중인 책에는 정치에 입문한 이후 한 전 대표가 겪은 일과 소회, 12·3 비상계엄으로 발생한 정국 혼란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생각이 담길 것이라고 복수의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이 전했다. ‘세대교체’ ‘시대교체’ 등 한 전 대표가 제시할 시대정신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한계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두 달 동안 정치권 인사들과 각계 전문가들을 두루 만나면서 성찰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그 과정에서 그가 나름대로 도출한 시대정신이 책에 담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기의 문제였을 뿐 한 전 대표의 복귀는 여의도 정치권에서 기정사실로 여겨져 왔다. 이미 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 등 친한계 원외인사들은 한 전 대표가 1973년생인 점에 착안한 ‘언더73’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활동에 나섰다. 한 전 대표가 김종인 유인태 조갑제 등 원로 인사들을 두루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대열에서 이탈한 장동혁 의원을 제외하고 조경태 서범수 박정하 배현진 한지아 등 기존 친한계 의원들의 결속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갤럽의 2월 2주차(11~13일) 여론조사를 보면 여권 주자 중 한 전 대표 지지율은 5%로 ‘1강’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12%)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5%), 홍준표 대구시장(5%)과 ‘3중’을 형성하고 있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앞장섰던 한 전 대표에 대한 보수층의 거센 반감은 그가 넘어야 할 최대 벽이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한 전 대표는 당대표 시절 윤 대통령과의 불협화음으로 대통령 탄핵과 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었다”며 “지금은 한 전 대표의 시간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 측은 재등판 시점을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종결 전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전 행보에 나서는 것에 대한 부담과 탄핵심판 국면이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되면 한 전 대표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넓어질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정현수 이강민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