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신사업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였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있는가 하면 무리한 인수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워홈 인수와 관련해 한화그룹의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수전의 승부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한화그룹의 재원 조달 방안이 꼽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11일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구미현 아워홈 회장, 특수관계인 2명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6만5000원에 아워홈의 지분 58.62%를 약 8695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우선 지분 50.62%(7508억원)를 취득한 후 2년 안에 8.00%(1187억원)를 추가 매수한다는 계획이다.
인수를 위해 외부 자금을 대거 끌어들여야 한다는 건 한화 측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규모는 13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외부 차입을 더해 자체적으로 2500억원을 출자하고,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사모펀드 IMM크레딧솔루션이 약 30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도 인수자금이 모자라다. 3000억원 이상을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로 인수단을 구성해 자금을 조달하는 인수금융으로 끌어와야 한다. 인수금융 적용 금리는 4~5% 내외로 알려졌다.
외부 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이자 비용과 부채 비율이 상승하는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 중인 건물 등을 매각할 수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보고서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인수자금 소요로 단기 재무 부담이 상승할 것”이라며 “아워홈 인수에 따른 중장기 사업과 재무적 영향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아워홈 지분 100%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도 변수다.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은 여전히 회사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구지은 전 부회장이 법원에 한화그룹의 주식매매계약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가처분을 신청하면 새로운 경영권 분쟁이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 인수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아워홈은 국내 급식업체 2위로 자체 생산 역량이 있고, 물류 시설도 충분히 갖췄다. 한화그룹으로서는 아워홈의 식자재 유통망도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인수 건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가 주목하는 외식 사업에도 아워홈의 인프라가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김 부사장은 식품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푸드테크’를 미래 사업성이 큰 분야로 보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은 지난해 한화푸드테크로 사명을 바꾸고, 김 부사장이 전략기획 부문 총괄을 맡은 로봇 전문 계열사 한화로보틱스와 협업 중이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