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놓고 “사람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여권은 야당의 심장에서 보수가 결집했다며 고무된 표정이었다.
이 대표는 16일 “전두환의 불법 계엄으로 계엄군 총칼에 수천명이 죽고 다친 광주로 찾아가 불법 계엄 옹호시위를 벌이는 그들이 과연 사람이냐”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직격했다. 이어 “억울하게 죽임당한 피해자 상가에서 살인자를 옹호하며 행패를 부리는 악마와 다를 게 뭐냐”며 “계엄이 시행됐더라면 납치, 고문, 살해가 일상인 ‘코리안 킬링필드’가 열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극우세력들이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모독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 대통령 강성 지지층의 여론전에 말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실상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맞대응하기보단 차분히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지역 한 의원도 “(여권이) 광주시민들이 마치 탄핵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며 “여론을 기망하는 행위에 가깝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수 지지층이 광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데 의미를 부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은 어디에서나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라며 “광주에서의 표현을 비판하는 것 자체가 반민주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 대표의 글을 두고 “‘코리안 킬링필드’ ‘집단학살 기획’ ‘겁탈 살해’ 등의 표현은 정치적 비판을 넘어 극단적인 서술에 가깝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광주 민주화의 상징 거리인 금남로에서 탄핵 반대 보수단체 집회가 개최될 수 있었다는 건 그만큼 빛고을 광주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