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이 K리그1 데뷔 무대를 승리로 장식했다. 올 시즌 합류한 외국인 선수 모따가 극장 결승골을 올리며 ‘디펜딩 챔피언’ 울산HD를 무너뜨렸다.
안양은 16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울산과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대 0으로 이겼다. 창단 11년 만에 밟은 1부리그 첫 경기에서 ‘대어’를 잡으며 ‘승격 돌풍’을 예고했다.
구단 역사상 1부리그 첫 승이자 첫 승점이다. 2013년 창단한 안양은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으로 1부리그 승격을 이뤘다. 경기 전 리그 4연패에 도전하는 울산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으나 첫 경기 만에 무실점 승리라는 이변을 썼다.
반면 울산은 시즌 첫발을 떼자마자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 12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태국 부리람 원정 경기 패배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후 공식전 연패를 떠안았다.
경기 내내 공세에 몰렸던 안양은 특유의 물샐틈없는 수비로 맞선 후 역습 찬스를 제대로 활용했다. 볼 점유율 34-66%, 슈팅 수 7-15로 밀렸지만 경기 막판 결정력 한 방이 승패를 갈랐다.
외국인 선수 모따가 승리의 선봉에 섰다. ‘0의 균형’이 길어지던 후반 추가시간 1분, 모따는 야고의 왼발 크로스를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이후 뒷문을 더 철저히 잠근 안양은 모따의 득점을 잘 지켜 1골 차 승리를 낚았다.
올 시즌 전력 보강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1부리그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안양은 비시즌 기간 베테랑 김보경, 모따, 토마스 등을 새로 영입했으나, 기존 선수들과 대거 재계약을 체결하며 우려의 시선을 받은 바 있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경기 후 “모따가 경기 중 지쳐 보였지만 ‘그래도 한 번은 찬스가 오니까 득점으로 연결하면 된다’고 말해줬다”며 “선수들에게도 ‘우리의 축구 철학과 원칙만 확실히 지키면 된다. 인내하자’고 했다. 이번 승리에 머무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다음 경기 상대는 ‘연고지 악연’으로 얽힌 FC서울이다. 유 감독은 “서울전도 중요하지만 지금으로선 선수들이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며 “서울전까지는 회복에 중점을 두겠다”고 전했다.
전날 공식 개막전에서도 이변이 속출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전 하나시티즌은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15년 만의 개막전 승리를 챙겼다. 김학범 감독의 제주SK FC도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혔던 서울을 2대 0으로 완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