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10% 관세 부과땐 영업이익 4조3000억 감소

입력 2025-02-17 00:11
국민일보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붙이기로 하면서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0% 관세를 적용할 경우 현대자동차·기아의 손해액은 무려 4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약 707억8900만 달러(약 102조1981억원)였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액이 49.1%(약 347억4400만 달러)로 가장 많다. 현대차·기아가 약 97만대, 한국GM이 약 41만대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금까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수출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오는 4월 2일 전후로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하면서 자동차업계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KB증권은 미국이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유예를 연장하지 않고 한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차는 1조9000억원, 기아는 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한국산 제품에 관세 20%를 적용하면 현대차·기아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최대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트럼프 발언 다음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량은 70만대 이상”이라며 “우리가 자동차 디자인, 엔지니어링, 조립을 모두 미국에서 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관세 부과 시점을 앞두고 미국에서 현대차그룹의 기여도가 적지 않음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조치는 미국 자동차회사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 판매량에서 수입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제너럴모터스(GM)가 46%, 스텔란티스 45%, 포드 21%에 이른다. 기업의 관세 부담은 결국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전체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트럼프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강하게 만들고 미국의 자동차 생산을 늘리겠다고 말해왔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큰 비용과 많은 혼란”이라고 비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