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떠오른 챗GPT 유료 구독… ‘구독플레이션’ 가속화

입력 2025-02-16 19:22 수정 2025-02-16 19:25

넷플릭스, 유튜브 등 콘텐츠 중심의 구독 서비스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로 확장하면서 구독에 쓰는 비용이 늘고 있다.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 등 빅테크뿐 아니라 국내에서 통화 녹음·요약 등 무료 서비스를 하는 이동통신사들도 연내 유료화를 선언하면서 ‘구독플레이션(구독+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KB국민카드는 구독 서비스 10개 유형에 대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3년 대비 지난해 생성형 AI 이용 건수가 299%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의 생성형 AI 구독 비중이 38%로 가장 많았는데, 20대는 특히 영상이나 쇼핑·배달 등 여러 구독 서비스를 중복으로 가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29세는 평균 7.3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43%는 구독 서비스를 7개 이상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20대의 생성형 AI 구독 비중이 높은 것은 학습용으로 AI를 활용하는 비중이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간단한 수업 과제나 리포트, 자기소개서 작성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은 이미 흔한 일이 됐다. 대학원생 박모(32)씨는 “논문을 공부할 때 챗GPT가 먼저 요약하게 하고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 읽으면 시간을 훨씬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며 “논문 초록을 작성할 때도 챗GPT 도움을 받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의 구독 서비스가 AI로 확장하면서 연간 구독 서비스에 쓰는 비용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구독 결제 업체 ‘방고’는 한국 소비자들이 구독 서비스에 매년 363달러(약 50만원)를 지출한다고 집계했다. 챗GPT의 유료 서비스인 ‘챗GPT 플러스’는 월 20달러(약 2만9000원)로, 무료 모델보다 답변이 정확하고 이미지나 영상 생성 한도도 늘어난다. ‘제미나이 어드밴스드’는 월 2만9000원에 딥리서치를 활용한 보고서 작성, 최대 1500장 이상의 자료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상에 활용하는 AI도 유료 구독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SK텔레콤 ‘에이닷’과 LG유플러스 ‘익시오’는 연내 유료화 계획을 밝혔다. SK텔레콤은 에이닷의 통화 녹음·요약 서비스와 일정 관리,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검색 등을 묶어 구독 상품화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서비스하는 통화 녹음·요약이나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등과 함께 통화에 AI 기능을 결합해 유료화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갤럭시AI와 애플 인텔리전스 등도 AI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 서비스 일부를 유료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