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 증후군 딛고 신학박사 되다

입력 2025-02-17 03:06

국내 최초로 자폐 장애 스펙트럼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딛고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례가 나왔다. 지난 13일 충남 천안 나사렛대(총장 김경수)에서 열린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박현빈(43·사진)씨가 그 주인공이다.

박씨의 학위 논문 제목은 ‘켈트 영성 관점에서 본 로이드 존스에 대한 연구’다. 영국 켈트족의 영성을 살핀 논문은 전인적(全人的) 삶을 위해 영성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제를 도출했다.

박씨는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이사장 김종인)에서 발달장애인의 사회 통합과 진출을 돕는 교육과 사역 프로그램 연구에 힘쓸 계획이다. 연구원 측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 박씨 합류 소식을 전하며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사회에 통합될 뿐 아니라 자기 권리를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끊임없는 노력으로 학문적 성과를 이뤄낸 박씨의 여정 자체도 적잖은 이들에게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울 것”으로 덧붙였다.

1984년 영국 스코틀랜드 에버딘에서 태어난 박씨는 2006년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런던 베벌리 보이스 스쿨(Beverley Boys’ School) 졸업 후 방송통신대 영문학과에 진학한 그는 이후 나사렛대 신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