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 승인 신청

입력 2025-02-14 01:03 수정 2025-02-14 11:29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금융 당국에 승인을 신청했다.

13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 금융위원회에 삼성화재에 대한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삼성생명도 “우량 자산인 삼성화재 주식 보유, 정부 밸류업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삼성화재의 자회사 편입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절차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자회사 등 편입승인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심사 기간은 2개월이다. 최종 인수 승인 여부는 금융위 전체 회의에서 의결된다.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가능성은 지난달 31일 삼성화재가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놓으면서 제기됐다. 당시 삼성화재는 현재 15.93%인 자사주 비중을 2028년까지 5%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4년 동안 매년 균등하게 소각하면 연간 2.5~3%의 자사주가 소각된다.

삼성화재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다른 주주의 지분율은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이 경우 삼성화재 지분 14.98%를 보유한 ‘최대 주주’ 삼성생명의 지분율도 16.93%로 상승한다.

문제는 현행법상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이 15%를 넘어설 수 없다는 데 있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다른 회사 주식을 15% 초과해서 보유할 수 없다. 금융위에서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회사만 15% 넘는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삼성생명이 15%를 초과한 삼성화재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도 있지만,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커져 삼성화재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회사 편입에 더 무게가 실렸다.

삼성화재 역시 전날 실적발표회에서 자회사 편입을 검토 중인 게 맞다고 인정했다. 구영민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은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생명 자회사로 편입되더라도 사업 운영 및 거버넌스 측면에서 현재와 마찬가지로 사업을 영위할 것이고 변경될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자회사 편입을 위한 첫발을 뗀 삼성생명은 “(삼성화재가) 자회사로 편입 승인이 이뤄져도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해 합산 4조337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성 보험계열사 두 곳의 실적이 5대 금융지주를 넘보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삼성생명은 2조2603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4.0% 증가한 2조76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