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금빛 낭보를 전해온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이 14일 막을 내린다. 주력 종목의 위상을 확인하는 동시에 종목별로 견제 극복, 세대교체, 스타 선수 부재 등의 숙제가 떠올랐다.
2017년 삿포로 대회 이후 8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 쇼트트랙은 여전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9개 금메달 중 6개(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휩쓴 가운데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전망을 밝혔다. 약했던 단거리에서도 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간판 최민정(성남시청)은 역대 처음 500m 금메달을 선물했다. 남자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도 은메달을 따냈다.
쇼트트랙의 고민은 최근 남녀 계주 성적이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뿐 아니라 이번 대회도 한국 계주는 중국 등 경쟁국의 극심한 견제로 ‘노메달’에 그쳤다. 처음 정식종목이 된 혼성 계주에서만 금메달을 땄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단거리에 치중된 성과와 세대교체가 과제로 꼽힌다. 빙속 금메달 3개는 여자 100·500m, 팀 스프린트에서 나왔다. 세대교체에 성공한 여자 대표팀과 달리 남자의 경우 ‘포스트 이승훈’ 발굴이 시급하다. 1988년생으로 백전노장 이승훈(알펜시아)은 내년 열리는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할 계획이다. 훈련환경도 문제다. 국내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훈련장은 서울 태릉 빙상장뿐이다. 이마저도 철거 이슈가 있어 제대로 된 보수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비인기 종목 활성화도 과제다. 귀화선수가 금메달 기적을 썼지만, 여전히 스키 종목에선 인기 선수가 없다시피 한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명맥 잇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국내 유일 실업팀인 수원시청 중심으로 대회에 나섰으나 중국, 일본 등과 실력 차만 확인했다.
그래도 희망을 봤다. 13일 한국 바이애슬론 대표팀이 여자 계주에서 소중한 은메달을 획득했다.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전남체육회·사진), 정주미, 아베 마리야(이상 포천시청), 고은정(전북체육회)이 나선 대표팀은 여자 4x6㎞ 계주에서 1시간29분27초3의 기록으로 중국(1시간29분06초3)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여자 7.5㎞ 스프린트에서 한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한 압바꾸모바는 대회 두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겨 스케이팅에서도 금메달이 나왔다. 여자싱글 김채연(수리고)은 쇼트프로그램(71.88점)과 프리스케이팅(147.56점) 합쳐 219.44점을 기록하면서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11.90점)를 누르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