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올해 안에 이란 핵 시설을 대규모로 공습할 수 있다는 미국 정보기관들의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미 정보기관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권 이양을 앞둔 새해 무렵 작성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연내 대규모 공습을 고려하고 있다’는 결론을 냈다”며 “이런 분석은 중동에서 새로운 군사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지난해 이란과 사상 처음 본토 공격을 주고받은 데 그치지 않고 핵 시설 타격이라는 과감한 계획을 세우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받을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WSJ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WSJ는 “정보 당국이 트럼프 행정부에도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미 이란 핵 시설 공격 의도를 노골적으로 밝혀 왔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이란 핵 시설이 어느 때보다 취약한 상태”라며 “우리는 국가 위협 제거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를 달성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이스라엘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대로 공습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에는 대이란 강경파와 외교적 해법을 선호하는 온건파가 공존한다. WSJ는 “트럼프 팀의 일부 인사들은 정권인수 기간 중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면 미군이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했다”며 “하지만 지금의 트럼프는 협상에 의한 해결책을 선호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을 어겼다며 15일로 예정된 인질 3명 석방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13일 협상 중재국들과 긍정적인 회담을 한 뒤 당초 계획대로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CNN은 “하마스의 발표가 이스라엘과의 분쟁을 해결하기에 충분한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