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찾은 美국방, 우크라 거론… “영토 완전 수복은 허황된 목표”

입력 2025-02-13 18:52
사진=EPA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사진) 미국 국방장관이 처음으로 찾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영토 수복을 가리켜 “허황된 목표”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 모두발언에서 “미국에 의존하는 불균형적 관계를 더는 참지 않겠다”며 “유럽이 안보를 스스로 책임지도록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인 그는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해 왔다.

헤그세스는 “유럽이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며 나토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간 방위예산 목표치를 기존 2% 수준에서 5%로 대폭 높여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허황된 목표를 좇으면 전쟁만 길어지고 고통이 커질 것”이라며 “우리도 주권을 갖고 번영하는 우크라이나를 원하지만 국경을 2014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목표가 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에 무력으로 빼앗긴 크림반도는 물론 2022년부터 점령당한 돈바스 등 동부 지역의 완전한 수복은 비현실적 목표라는 얘기다.

헤그세스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에 대해서도 “미국이 추진하려는 협상의 현실적 결과물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 과정에서 일부 영토 포기의 대가로 나토 가입을 요구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2기 내각 각료 중 처음으로 수도 키이우를 찾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에게 “이번 주 안에 광물 협정 체결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광물 협정이 종전 후 우크라이나의 ‘안보 방패’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