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국무부 정무차관에 지명했다. 후커 전 보좌관은 트럼프 집권 1기 때 백악관에서 대북 협상 실무를 맡은 북한통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후커 전 보좌관을 정무차관에 지명한다고 통보했다. 정무차관은 국무부의 지역과 양자 정책 현안 전반을 관장하는 국무부 ‘3인자’다. 한국 업무를 담당하는 동아시아태평양국 등 지역별 정책국이 정무차관 담당이다. 정무차관은 상원에서 인준이 필요한 직책이다.
후커는 트럼프 1기 백악관에서 한반도 업무를 담당하며 2018~2019년 싱가포르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및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 실무를 맡았다. 그는 이후 트럼프의 측근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회장으로 있는 미국글로벌전략(AGS)의 선임 부회장을 지냈다.
후커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북·미 정상회담 관여 인사가 늘어난다. 앞서 트럼프 1기 국무부 북한 담당 차관보를 지낸 알렉스 웡이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으로 발탁됐다.
한편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가 이날 상원에서 인준됐다. DNI 국장은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상원은 본회의에서 개버드 인준안을 찬성 52표, 반대 48표로 가결 처리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인 개버드는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긴 뒤 지난 대선 때 트럼프 선거운동에 전념했다. 그는 DNI 국장에 지명된 뒤 과거 친러시아 언행 등이 논란을 일으켰으나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 내에서 이탈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공화당 의원 53명 중 미치 매코널 전 원내대표만 반대표를 던졌다.
상원은 이날 ‘백신 회의론’ 등으로 논란이 됐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 인준을 위한 절차 투표도 진행했다. 이 투표에서 케네디 주니어는 찬성 53표, 반대 47표를 받으면서 본회의에서도 무난히 인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