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13일(현지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한국 영화는 올해 총 8편이 초청됐다. 베를린영화제는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베를린영화제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인 ‘미키 17’이다. 대체로 화려하고 대중적인 장르영화를 선보이는 스페셜갈라 부문에 초청돼 오는 15일 상영된다. 한국에서는 전 세계 최초로 오는 2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미키 17’은 경쟁 부문에 초청된 건 아니지만,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2019)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을 휩쓴 뒤 선보이는 차기작인 데다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을 맡아 경쟁 부문 초청작보다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베를린영화제 측은 “‘기생충’ 작가이자 감독인 봉준호가 다시 눈부신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33번째 장편 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로 경쟁 부문에 진출한 홍상수 감독도 있다. 홍 감독은 1997년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처음 베를린 무대를 밟은 이래 총 12편의 작품을 이 영화제에서 상영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도망친 여자’, ‘여행자의 필요’ 등으로 현재까지 5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베를린 스페셜 부문에는 민규동 감독의 ‘파과’가 초청됐다. 이 영화는 오는 16일 관객과 만난다. 이 밖에도 강미자 감독이 연출하고 한예리가 주연을 맡은 ‘봄밤’과 김무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폭력의 감각’은 포럼 부문에, 이장욱 감독의 ‘창경’과 차재민 감독의 ‘광합성하는 죽음’은 포럼 익스펜디드 부문에 진출했다. 박찬욱 감독과 그의 동생인 미디어 아티스트 박찬경이 함께 연출한 ‘파란만장’은 단편 특별 프로그램으로 상영된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