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 부동산 시장 들썩… 벌써 호가 1~2억씩 뛰었다

입력 2025-02-13 00:00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이 1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심의 결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잠실·삼성·대치·청담 등 국제교류복합지구(GBC) 인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재건축 단지 14곳 제외)가 12일 발표되자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외지인 및 갭투자 유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투자 수요 유입에 따른 거래 증가와 집값 급등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권 ‘똘똘한 한 채’ 선호가 크고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상급지 교체 수요를 고려하면 구입 대기수요 유입이나 집값 상승 휘발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주거용부동산팀장은 “전세가율이 높은 신축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커 단기적 가격 상승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전용 94㎡는 지난달 42억93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호가는 평균 44억대로 올랐다. 송파구 잠실 트리지움 전용면적 84㎡도 최근 1개월 실거래가 평균이 24억8000만원대인데, 호가 평균은 26억1500만원대까지 올랐다.


다만 대출규제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과열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집값 상승이 있어도 규제 기조를 감안하면 당장 큰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는 대출규제, 환율, 거래위축 등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일부 핵심 입지에만 수요가 집중돼 추세적 급등이 나타날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임대차 시장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양 팀장은 “실거주 의무 조건 때문에 토허제 지역은 전세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올랐다”며 “해제 후 전세 물량이 증가하면 시장 유동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집값 초양극화는 심화할 전망이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일부 지역의 집값 과열로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함 랩장도 “전반적인 집값 상승으로 부정적 시선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