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13일 국회에서 회동한다. 이 대표는 이를 시작으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다른 비명(비이재명)계 유력 인사들과도 연달아 만나기로 했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현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 토로와 쓴소리가 이어지자 통합 행보를 통한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 대표와 김 전 지사가 13일 국회 내 식당에서 회동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먼저 만남을 제안했다”며 “당내 화합·통합을 도모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은 ‘드루킹 사건’으로 민주당에서 자동 탈당 처리됐던 김 전 지사의 복당을 계기로 성사됐다. 이 대표가 지난 7일 복당 승인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히자 김 전 지사도 전화로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만남이 결정됐다.
김 전 지사는 이날 JTBC에 출연해 “민주당이 다양성을 확보하느냐는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느냐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과거 친문(친문재인)계가 주류일 때 구축한 온라인 중심 당원 활동 체계가 팬덤 정치를 심화시켰다며 “저를 비롯한 친문계 정치인들의 뼈아픈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총리와 임 전 실장도 만나기로 했다. 모두 문재인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비명계 잠재적 주자들로, 최근 이 대표 ‘일극체제’에 대한 고언에 앞장서 왔다. 임 전 실장은 “이재명이 아니어도 정권 교체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고,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의 재판 관련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연쇄 회동을 시작으로 당내 파열음을 줄이는 ‘집안 단속’을 본격화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최근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갔고, 전날에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 나와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 대표 측은 김동연 경기지사도 곧 만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김 지사도 당연히 만날 것”이라며 “다만 문재인 정권 인사들과의 얘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