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듭니다.”
서울 한성교회(도원욱 목사) 대표 표어다. 교회 홈페이지 담임목사 인사말도 이 표어로 시작한다. 도원욱 목사는 인사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새로운 인생, 멋진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성교회에선 ‘행복한 사람들의 축제’가 펼쳐진다”고 한다. 그가 말한 행복한 사람들의 축제는 무엇일까. 한성교회 교인들은 행복한 사람들의 축제를 ‘행축’으로 줄여서 표현한다.
행축은 한성교회 전도 축제다. 소수 정예의 훈련된 전도자가 주도하는 전도 방식이 아닌 전교인이 동참하는 공동체 전도 시스템이 핵심이다. 교인들은 행축 기간 3개월에 걸쳐 전도 대상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가는데, 8단계 실행 지침이 있다. ①태신자 품는 기간 동안 매일 기도하기 ②안부 문자 보내기 ③기프티콘 보내기 ④교회 카페 초대하기 ⑤문화 행사 초청하기 ⑥식탁 교제하기 ⑦초대장 전달하기 ⑧만남의 약속 잡기. 행축을 처음 시작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행축에 참석한 인원은 8만7707명, 교회에 등록한 교인만 1만1043명이다.
전도에 진심인 교회는 2021년부터 행축 DNA를 지역교회들과 나누고 있다. ‘행축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모인다. 지금까지 행축 아카데미에 참석한 교회는 210곳에 달한다. 지난해엔 지역 교회 30곳이 자체 행축을 진행했고, 올해 행축 진행을 희망한 교회들은 지난해 11월 사흘간 ‘2024 행축 아카데미’에 참석했다.
물론 지역교회들이 곧바로 행축 프로그램을 교회에 도입하기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행축 아카데미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교회 돌아간 뒤 한성교회에 이렇게 토로했다. “전도 철학과 전략을 배웠지만, 막상 교회에서 실행하려니 쉽지 않다.” “행축의 핵심은 전교인이 동참하는 전도 활동인데, 어떻게 성도들을 동기부여 해야 할까.” “전도 현장에서 교인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어떡하나.”
지역교회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한성교회는 ‘행축 원데이 클래스’를 준비했다. 지역교회별 행축 연착륙을 위한 재교육을 마련한 셈이다. 지난 10일 서울 양천구 교회 하키우키실에서 진행된 강의는 전도 실습과 전략을 배우고 실제 교회에서 행축을 실행할 방법을 구체화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원데이 클래스엔 전국 23개 교회의 담임목사 14명과 부교역자 43명 사모 7명이 참석했다.
“복음에 대한 확신은 흉내 내는 게 아닙니다. 절대적인 확신이 필요합니다.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롬 1:16)는 말씀을 목회자들이 먼저 믿어야 합니다. 확신은 실력으로 이어집니다. 설교를 통해 복음의 능력을 반복해서 전하십시오. 또 여러분이 먼저 ‘전도에 인생을 갈아 넣은 사역자’가 되십시오. 그럼 교인들에게도 전도의 열정이 생깁니다.”
도원욱 목사는 참석자들에게 “‘어떤 도구를 사용하느냐’보다 ‘누가 사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솔선수범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도 리더십이 없는 부모의 잔소리엔 짜증을 낸다”며 “행축 프로그램과 별개로 사역자들의 리더십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참석자들에겐 지난해 봄 행축 관련 모든 시나리오가 담긴 ‘2024 행축-가나다’ 자료도 공유됐다. 자료엔 행축 계획 방법부터 진군식 문화행사 특별기도회 초청장양식 전도용설문지 행축순서지 후속조치 등 지역교회들이 행축 진행에 활용할 모든 정보가 담겼다. 한 문서엔 도 목사가 지난해 봄 행축 오프닝에서 쓴 멘트까지 정리돼 있다.
이번 원데이 클래스에 참석한 김승리 비전교회 목사는 “지난해 행축 아카데미를 듣고 올해 교회에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었는데 두려움이 앞섰다”며 “이번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올해 교인들과 제대로 전도에 나서보겠다”고 다짐했다. 행축 아카데미에 두 차례 참석하고 원데이 클레스를 수강했다는 이창용 동산교회 목사는 “체계적인 프로그램도 프로그램이지만, 영혼을 향한 한성교회의 뜨거운 열정이 가장 와닿았다”며 “지난해엔 한성교회 전도팀 성도들이 전남 여수에 있는 우리교회에 와서 땀흘리며 함께 전도해주셨다. 우리교회도 이런 열정을 갖고 지역 복음화를 위해 아름답게 쓰임 받길 원한다”고 전했다.
한성교회는 한국교회의 재도약을 위해 지역교회와의 교류를 계속 확장할 계획이다. 교회는 행축에 참가한 지역교회들과 ‘H 네트워크’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참여 교회들에 새로운 전도 방법을 나누고, 전도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교회에 한성교회 전도대를 직접 파송한다. 매주 화요일마다 단계별 행축 준비과정을 설명하는 유튜브 라이브 강의도 준비 중이다.
도 목사는 “교회는 오직 복음 전도를 통해 ‘교회다움’을 회복할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복음 전파의 사명을 잘 실천할 수 있도록 행축 DNA를 아낌없이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