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관위 서버 까” 음모론 카톡 보낸 노상원

입력 2025-02-12 18:45 수정 2025-02-12 23:56
노상원(왼쪽) 전 정보사령관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뉴시스

12·3 비상계엄 사전 모의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선포 2개월 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부정선거 음모론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메시지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포렌식해 ‘가짜 국회의원’을 찾자는 부정선거론자의 주장이 담겼다. 부정선거론자들은 사전투표 조작으로 당선된 ‘가짜 국회의원’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2022년 대법원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린 사안이다. 검찰은 계엄 사태 핵심 인물들이 근거가 부족한 음모론을 바탕으로 불법적인 선관위 서버 확보 시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노 전 사령관이 지난해 10월 3일 김 전 장관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했다. ‘장재언 박사입니다’로 시작하는 메시지에는 장 박사가 ‘선관위 서버까 국가운동본부’ 단체 설립 소식을 알리고, “선관위 서버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있다. 장 박사는 단체 설립 당시 이 같은 메시지를 주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지에는 “(22대 총선이 열린) 4월 10일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운영된 ‘선거관리 시스템’을 공개하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추미애 등 가짜 국회의원 53명 알고리즘이 있답니다”며 “그걸 서버 포렌식하라고 하는 것이고, ‘서버까’ 2주만 하면 가짜 국회의원 다 찾아냅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 단체 대표인 장 박사는 육군사관학교 출신 전산학 박사로 꾸준히 부정선거론을 제기해 왔다. 그는 본투표와 사전투표 간 득표율 차이를 두고 ‘통계적 이상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본투표와 사전투표 득표율이 비슷하게 수렴해야 하는데 차이가 커 부정선거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2년 “정당 지지 성향 차이, 선거일의 정치적 판세에 따라 사전투표 득표율이 본투표에 비해 높거나 낮을 수 있다”고 일축한 바 있다. 장 박사는 지난 5월 22대 국회의원 선거의 전산 조작을 주장하며 선관위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무혐의로 종결됐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