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개발 ‘차세대 우주망원경’ 28일 쏜다

입력 2025-02-13 01:50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가 오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다. 스피어엑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한국천문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우주항공청 제공

한국과 미국이 공동 개발한 차세대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X)가 오는 28일 발사된다. 스피어엑스가 만들어낼 세계 최초의 3차원 우주 지도는 우주 초창기의 급팽창 과정, 은하의 탄생과 진화, 태양계 밖 생명체 존재 여부·형태 등 우주의 비밀을 탐구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우주항공청은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과 나사(NASA) 등이 공동 개발한 스피어엑스가 28일 오후 12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스피어엑스의 임무는 지구 주변을 돌면서 우주 전체의 3차원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넓은 영역을 촬영하는 ‘영상관측’과 빛의 밝기를 파장별로 측정하는 ‘분광관측’을 결합한 영상분광 관측 기술을 활용한다. 빛의 파장 구분 개수가 한 자릿수에 그치는 다른 우주망원경과 달리 스피어엑스는 102개의 파장을 구분할 수 있다.

스피어엑스를 통해 기대되는 연구 성과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불균일하게 분포된 은하의 지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계 분석을 수행하면 우주 초창기의 급팽창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또 10억개 천체 데이터를 통해 우주 탄생 이후 은하가 집중적으로 만들어진 시기를 분석할 수 있다. 태양계 밖 생명체의 중요한 단서가 되는 ‘얼음 형태로 존재하는 물’의 분포를 파악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천문연은 스피어엑스 개발 과정에서 유일한 국제 협력기관으로 참여했다. 앞서 적외선 우주관측기기를 개발해 차세대 소형위성 1호 NISS에 사용했던 경험을 인정받은 것이다. 천문연은 이번에 영하 220도의 우주 환경을 구현하는 지상 시험 장비인 ‘극저온 진공챔버’를 개발하고, 발사 전 스피어엑스의 광학 및 분광 성능 테스트를 지원했다.

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만들 수 있는 적외선 3차원 우주지도 예상도. 우주항공청 제공

천문연은 제작된 지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후속 연구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현재 해당 작업을 수행할 연구팀 80명 중 20여명이 국내 연구자로 구성됐다. 이들은 가장 먼저 3차원 지도 데이터를 받아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스피어엑스가 하늘을 한 번 관측하는 데에는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며, 2년 반 동안 관측은 총 4번 이뤄진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우주망원경에 최초로 적용하는 영상분광 관측 기술을 우리 연구진이 NASA와 협력해 개발하고 활용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