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수요, 공급이 달린다… KB국민도 골드바 판매 중단

입력 2025-02-13 01:11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고조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치솟으면서 국내에서도 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조폐공사가 금 공급을 중단하면서 시중은행들도 금 조달에 차질이 생겼다. 다급히 다른 채널로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소화할지 미지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골드바 판매를 중단했다. 조폐공사가 골드바 조달을 중단하기로 하면서다. 조폐공사는 전날부터 국민은행을 비롯해 주요 은행에 골드바 조달이 어렵다는 공문을 보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보통 금 주문을 넣으면 2~3주 걸리는데 며칠 전엔 5주 정도 걸린다고 하더라. 전날엔 조달이 아예 힘들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조폐공사 외 거래처인 한국금거래소로부터의 조달도 사실상 막혔다. 저중량(10·100g)은 이미 지난해 11월 4일부터 중단됐다. 1㎏ 골드바는 주문이 가능하지만 수급이 불안정해 자체적으로 판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하나은행은 오는 17일부터 조폐공사를 통한 금 조달을 일시 중단한다. 다음 달 31일부터 재개할 계획이지만 유동적이다. 한국금거래소를 통한 골드바 판매는 유지한다. 우리은행, NH농협은행도 한국금거래소를 통해 골드바를 받기로 했다. 다만 한국금거래소로 수요가 몰리는 만큼 향후 수급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크다.

은행권 골드바 판매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애초 조폐공사가 아닌 LS MnM, 한국금거래소를 통해 골드바를 공급받고 있어 판매를 이어나가는 데 어려움은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골드바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대응책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들어 전날 기준으로 242억7017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79억6326만원)보다 3배 이상, 지난달 같은 기간(124억2380만원)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달 초 하루 20억원 정도였던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 5일 38억원으로 뛰었고, 7일에는 53억원을 넘어섰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