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명 “AI 거버넌스 플랜 마련”… 수권 능력 부각 전략

입력 2025-02-12 18:38 수정 2025-02-12 19:2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고위에서 AI(인공지능) 산업 관련 당내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이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병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에 ‘인공지능(AI) 거버넌스’ 관련 전략 수립을 지시했다. 지난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AI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미래 성장 담론을 구체화해 야권 유력 주자로서의 정책 개발 수권 능력을 부각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이 대표가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보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AI 거버넌스에 대한 구상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제시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정책의 지원과 집행 관련 액션 플랜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AI 거버넌스는 정부·기업·시민사회 등이 AI 시대의 부작용까지 고려해 범국가적 전략을 추진하는 토대다.

이런 구상의 연장선에서 향후 AI 연구·개발을 담당할 국책기관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보다 규모는 작더라도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을 구상하고 있다. ‘탈관료화’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AI 진흥을 위한 비상설특별위원회’도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제일 중요한 건 정부 투자”라며 “연구 기반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 하다못해 GPU(그래픽처리장치)라도 재정으로 좀 구매를 해줘야 한다. 세상에 GPU가 없어서 해외로 연구하러 나간다고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AI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AI’라는 단어를 17번이나 언급하며 첨단 기술산업 육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다음 주 당대표실 주관으로 성장 전략 관련 기획행사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는 국내 최고 AI 전문가 중 한 명인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을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장으로 중용했다”며 “그만큼 AI 정책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