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투자 대상, 국내 주식·채권형 ETF로 넓힌다

입력 2025-02-13 01:12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해 62조원을 돌파한 ‘연기금 투자풀’의 투자 대상을 국내 주식·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러 머니마켓펀드(MMF)로 확대한다. 연기금 투자풀은 연기금과 공공기관의 여유자금을 통합해 전문 운용사에 맡겨 자금을 굴리는 제도다. 정부는 국내 주식·채권형 ETF와 달러 MMF 투자를 허용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수익률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또 투자풀 운용사를 기존 자산운용사에서 증권사로 확대하고,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각종 법령상 기금과 공직유관단체에도 투자풀 위탁을 허용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최 권한대행은 “연기금 투자풀 운용 성과를 높이고 운용 방식도 다양화해 자본시장 발전과 재정건전성 제고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2001년 도입된 연기금 투자풀은 지난해 평균 잔액 기준으로 61개 기금과 54개 공공기관이 62조1000억원을 예탁했다. 운용 첫해인 2002년 1조9000억원에서 22년 만에 30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다만 투자풀에 참여하는 공공기관은 아직 전체의 16.5%에 불과하다. 이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의 19.7%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현금성 자산의 연기금 투자풀 예탁’ 항목을 구체화해 투자풀 위탁 확대를 유도한다. 증권사도 자본시장법상 일반 사모집합투자업을 등록한 경우 주간운용사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투자풀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두 곳으로, 경쟁 구도를 더 확대한다는 취지다.

투자풀 운용 전략도 다변화할 방침이다. 먼저 국내 주식·채권형 ETF 투자를 허용해 고수익 중장기 투자를 확대한다. 지난해 기준 전체 투자풀의 5.4%(3조4000억원) 수준인 주식형 펀드 투자 규모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 상품은 심사절차를 단축해 적기 투자를 돕는다. 외국환평형기금 등 외화 보유 기금·공공기관의 경우 달러 MMF 투자를 허용해 불필요한 환전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