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 소중한 시간

입력 2025-02-14 00:02

엄마는 “시간이 천천히 가면 좋을 텐데”라고 말하지만 소녀는 시간이 너무 느리다.

특히 배고프거나 지루할 때는 시간이 한없이 꾸물대는 것 같다. 마치 씹는 껌처럼 시간이 쭉 늘어나는 것만 같다. 시간을 빨리 흐르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시간이 빨리 지나면 생일도 여러 번 축하할 수 있고, 쉬는 날에서 다음 쉬는 날로 곧장 갈 수가 있지 않을까. 씨앗을 심으면 눈 깜빡할 사이에 나무가 산만큼 자라는 걸 볼 수 있을 텐데.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소녀는 깨닫는다. 그리고 기다리기로 한다. 기다림의 시간은 모든 것이 자라고 단단하게 성장하는 시간이다. 오래 기다리면 바위는 모래가 되고, 나무들은 울창한 숲이 된다. 기다려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지금 이 순간이 그만큼 소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