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美 주요 지수 상승률은 10%… 인내심 가져야”

입력 2025-02-13 01:17
이한형 기자

“작년까지는 아무거나 찍어도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올해는 아닙니다.”

왕승묵 한화자산운용 해외주식운용 팀장은 지난 4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주식 투자 난도가 높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주식은 여전히 유망한 투자처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중국의 저비용 인공지능(AI) 등장으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왕 팀장은 20년 가까이 미국 주식만 투자해온 펀드 매니저다. 2006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에 공채 입사한 이후 이듬해부터 당시에는 생소했던 미국 주식 투자를 맡게 됐다. 이후 한화운용으로 옮겨 줄곧 같은 길을 걸어왔다. 여러 시장 이벤트와 사이클을 경험한 그는 올해 미국 증시를 “전문가의 능력이 발휘되는 구간”으로 판단했다.

올해 미국 주요 지수 상승률을 10%로 전망하며 “투자할 때”라고 판단했지만, 지난해까지와 달리 변동성이 높아져 초심자가 ‘고점 매수 저점 매도’를 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왕 팀장은 “부화뇌동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능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주식 종목 선별은 공개된 정보만 이용한다. 왕 팀장은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해 종목을 선별한다”며 “미국 빅테크들이 실적 발표 날 10%씩 주가가 움직이는 이유는 그만큼 정보가 새지 않고 제대로 차단돼 있다는 뜻이다. 신뢰도가 높은 시장이기에 재무제표와 실적 콘퍼런스만으로도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빅테크 외에도 유망한 섹터로는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와 트럼프 행정부 온쇼어링(자국제조) 정책 관련한 산업재를 추천했다.

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3~4시간으로 짧다. 주문은 낮에 미리 내지만 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늦게 잠들고 일찍 일어난다. 미국 정규 시장이 끝난 오전 6시부터는 복싱과 러닝을 각각 30분씩 한 뒤 출근한다. 주식 매매를 더 잘하기 위해서다. 왕 팀장은 “체력이 좋아야 결정적인 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운용하는 펀드인 ‘한화 MAGA 2.0 목표전환형’은 공모펀드임에도 지난달 8거래일 만에 1호 펀드가 목표한 500억원의 투자금을 모두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 트럼프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면서도 안정성을 위해 미국 단기 국채에 60% 투자하는 구조에 투자금이 몰렸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