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 악취 잡는다”… 부산시, 전수조사 후 정비 착수

입력 2025-02-12 18:25

부산시가 하수구에서 발생하는 악취 문제 해결에 나선다.

부산시는 하수구 악취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심각한 지역을 우선 정비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시는 2020년 생활 악취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이후 주요 하천과 하수관로, 악취 민원이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보건환경연구원이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덕천천과 대리천 하류, 서면과 광안역 인근, 해운대해수욕장, 해리단길 하수관로 등에서 심한 악취가 확인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황화수소도 검출됐다.

최근 3년간 부산에서 접수된 생활 악취 민원은 연평균 1200~1300건에 달한다. 이 중 22.5%는 하수구 악취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주요 원인을 합류식 하수관로에 쌓인 퇴적물의 부패로 분석했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인해 하수관로 준설은 주로 침수 예방이나 수질 개선이 시급한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즉시 준설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탈취제 살포 등의 임시 조치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시는 악취가 심한 지역을 대상으로 105억원을 투입해 하수관로 준설을 추진한다. 다음 달까지 광안역, 서면, 해운대 해수욕장, 해리단길 등 8개 지역에서 진행된다.

아울러 다음 달부터는 합류식 하수관로 350곳을 대상으로 악취 전수조사가 시행된다. 오는 5월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된다. 악취 민원이 많은 지역과 하수구 측면부를 중심으로 24시간 황화수소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악취 지도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준설이 필요한 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시는 올해 총 1093억원을 투입해 56㎞ 구간에 분류식 하수관로를 설치할 예정이다. 분류식 하수관로는 오염된 하수와 빗물을 분리해 악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시는 1990년부터 2040년까지 총 3615㎞의 분류식 하수관로를 설치하는 대규모 사업을 추진 중이며, 올해는 광안리·송도·송정 해수욕장 등 주요 관광지 인근에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