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야에서든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집이든 회사든 도시든 그대로 두면 폐허가 된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면 쇠퇴하는 힘에 저항해야 한다. 지속적 관리를 하지 않으면 현상 유지조차 어렵다. 자기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통제다. 인간은 자신의 욕구대로 살고 싶어 한다. 체중 관리가 얼마나 어려운가. 실패를 반복한다. 마음으로 원하는 것과 현실은 다르다. 문제는 편하게 살고 싶은 욕구다. 편리함이 주는 달콤한 유혹과 싸워 이기는 길은 험난하다. 한번 편리함에 길들여지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새장에 갇힌 새도 처음엔 날아가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러나 주인이 던져주는 모이에 길들여지면 새장을 열어 줘도 날아가지 않는다.
몸 관리보다 마음 관리가 관건이다. 다른 사람의 통제를 받는 것도 힘들지만 내가 나를 통제하는 것은 더 어렵다.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성향이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이다. 군림하려는 권력 욕구는 본능적이다. 내가 나를 다스리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 ‘정통’의 작가 GK 체스터톤에게 ‘세상은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글을 써 달라는 잡지사의 요청이 있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세상이 무엇이 문제인지 한마디로 말하면 바로 나입니다.” 문제의 출발점을 언제나 나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는 이야기다.
인간은 대체로 자기를 직시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대신 타인 비난은 쉽게 한다. 내가 문제라는 시각만 가져도 많은 문제가 풀린다.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생기면 누구의 문제인가를 찾아내려고 혈안이 돼 있다. 아담의 후예는 남 탓하는 게 특징이다. 상대는 비난하는데 자기는 비껴간다. 내가 나를 다스리지 못하는데 누구를 다스릴 수 있는가.
자기 관리는 전 영역에서 요구된다. 생각 감정 욕망 등이다. 내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면 자기 통제력이 무너진다. 세상은 각종 유혹으로 넘친다. 마음을 흔들어 놓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성숙은 자기 통제력과 연결된다. 누가 통제력을 갖고 있는가. 내가 가지고 있지 않으면 내 삶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통제력을 잃으면 나를 주관하는 주인이 따로 있다.
중독 사회다. 통제력을 잃으면 중독자가 된다. 중독되면 삶의 에너지가 엉뚱한 곳에 방출된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처음엔 달콤한 것을 먹으려 한다. 가벼운 한 잔에서 시작한다. 자동차는 좋은데 브레이크 시스템이 고장 나 있다면 사고는 예고돼 있다. 문제는 사고가 아니라 삶 전체가 망가져 버린다는 점이다. 통제력이 중요하다. 남을 통제하려 하지 말고 내가 나를 통제하는 싸움을 치러야 한다.
처음엔 가볍게 시작하지만 요구는 갈수록 강해진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다. 생각과 행동의 부조화가 일어난다. 결국 자유를 잃어버린 노예가 된다. 겉으로는 자유인처럼 보이지만 자유를 빼앗긴 자유인들이 많다. 세상의 잡다한 것들에 매여 살아간다. 갈수록 중독의 종류가 증가한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고 내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니다. 탐닉하고 집착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를 확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자아로부터의 자유, 탐욕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어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무엇인가. 절제다. 절제가 안 되면 사실상 삶은 망가져 있다고 봐야 한다. “노(No)”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쾌락에 탐닉하는 삶은 위험하다. 참된 행복과 즐거움은 땀을 흘리고 수고한 다음에 얻을 수 있다. 당장 즐거움을 얻기보다 유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좋은 것은 기다려야 한다. 인간은 욕망하는 존재다. 무엇을 욕망할 것인가. 나만의 만족을 추구하려는 욕망은 위험하다. 절제력을 높여야 삶의 질이 높아진다. 밑 빠진 항아리에는 물을 채울 수 없다. 터진 웅덩이와 같은 삶은 행복으로부터 멀어진다.
지속적인 자기 훈련이 필요하다. 자기 훈련이 되면 비로소 목표를 향해 달려갈 힘이 생긴다. 날지 못하는 새에게 날개는 도리어 짐이 된다. 절제력이 높아지면 날개에 힘이 생겨 날아오를 수 있다. 그때부터 멋진 삶을 살 수 있다. 탐욕의 삶은 악취가 나지만 절제의 삶은 향기가 난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다. 반복되는 실패로부터 오는 무기력증과 맞서야 한다. 실패했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 아직 새해 시작 단계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보자. 나를 이기는 습관이 익숙해질 때까지.
(부산 수영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