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이국적인 ‘가평 이화원’
이화원은 ‘둘이 만나 조화로운 정원’이라는 이름처럼 한국과 서양의 식물들을 조화롭게 꾸민 식물원이다. 겨울철인 만큼 외부 정원보다는 대형 실내 온실 위주로 관람하는 것이 좋다. 온실에 들어서면 한국관을 먼저 만난다. 유자나무, 동백나무, 대나무 등 주로 남부지방에 서식하는 나무들을 볼 수 있다. 꽃망울을 활짝 터트린 동백 옆을 걸어도 좋고 화사한 기념사진을 남겨도 좋다.
바로 옆 열대관에는 커피나무와 바나나나무 등 이국적인 식물이 가득하다. 나무마다 빼곡하게 달린 커피나무 열매를 관찰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꿈 담은 저장소 ‘군포 그림책꿈마루’
그림책꿈마루는 오랫동안 방치됐던 낡은 배수지를 재활용한 그림책 복합문화공간이다. 한국 창작 그림책을 중심으로 그림책의 예술적 가치와 문화를 공유하며 다양한 역할을 한다. 그림책 독서문화를 보급하고 연구하는 전문도서관이고, 그림책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는 박물관이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자료열람실인 ‘그림책움’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마음껏 골라 ‘계단서가’에 자리를 잡고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읽은 책은 독서통장에 기록해 통장 잔고가 늘어나듯 순수한 감성을 적립할 수 있다.
소중한 곤충의 세계 ‘시흥 벅스리움’
곤충은 약 4억 년 전부터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종류로 이뤄진 동물군(群)으로 식물의 번식을 돕고 숲을 청소하는 생태계 유지의 핵심 구성원이다. 시흥시에는 곤충의 다양한 가치를 체험하면서 곤충이 인류의 동반자로 소중한 존재임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벅스리움이 있다. 높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던 시설을 리모델링해 2022년 곤충전시체험관으로 새로 태어났다.
관람은 전문 도슨트와 함께 투어 형식으로 진행한다. 가장 먼저 곤충의 모양과 특징을 알아보고 우리 집에 살고 있는 곤충을 살펴본다. 사슴벌레와 장수하늘소를 만나고 애벌레를 직접 만져 보는 여러 체험이 이어진다. 특히 밀웜과 누에 등 식용곤충 체험은 아이들의 비명과 함박웃음이 터지는 즐거운 시간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 후 방문할 수 있다.
시간·공간여행 ‘오산미니어처빌리지’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 인근의 오산미니어처빌리지는 정교한 미니어처를 관람하며 역사적·지리적 랜드마크를 발견하고 숨겨진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상설전시는 15개 주제를 크게 두 개의 전시관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을 시대순으로 탐험하는 시간여행(한국관)이다. ‘웰컴 투 조선’ ‘그땐, 그랬지’ 등 재미있는 섹션이 기다린다. 특히 ‘수상한 모던보이’의 ‘일본군에 쫓겨 지붕 위로 달아나는 복면 쓴 의병’을 찾는 에피소드는 드라마 속 명장면을 연상시키며 아이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두 번째는 세계여행(세계관).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타고 중국에서 네덜란드까지 여정을 나라별 대표 건축물과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가이드 맵을 참조해 에피소드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뚝딱이와 신나게 ‘파주 놀이구름’
파주 운정호수공원의 놀이구름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놀이 체험공간이다. 한때 유비쿼터스 관련 홍보관으로 사용 후 오랜 기간 잠들어있던 유비파크가 가족친화형 어린이 문화체험공간 놀이구름으로 화려하게 진화했다.
거대한 구슬 모양의 체험관 입구로 들어서면 신비한 구름우물이 기다린다. 이곳에서 뚝딱이의 안내에 따라 놀이행성 모험이 시작된다. 오색찬란한 빛을 따라 무지개동굴을 지나면 ‘뿡뿡이 언덕’에서 뿡뿡이의 비밀기지를 탐험하고 ‘환상의 폭포’에서는 살아서 움직이는 파주의 동식물을 만난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놀이터 ‘모험의세상’이다. 네모난 돌을 쌓은 ‘네모네모 광산’, 초대형 볼풀에 둘러싸인 ‘화산 미끄럼틀’, 구불구불 말랑말랑한 빙하를 탐험하는 ‘빙하동굴’ 등 즐거운 놀이동산이다.
다시 찾은 빛 ‘매향리평화기념관’
6·25전쟁 당시 매향리에는 미군의 사격 및 폭격훈련을 위한 군사시설이 설치됐다. 매향리의 옛 지명인 고온리의 지명을 미군이 ‘KOON-NI’로 표기하면서 ‘쿠니’라고 부른 이 사격장에는 55년간 전투기의 굉음과 포탄의 파열음이 이어졌다. 마을 사람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참혹했다. 긴 투쟁 끝에 사격장이 폐쇄되고 매향리평화기념관이 세워졌다.
평화를 되찾은 매향리의 빛나는 미래를 상징하듯 곳곳에 밝은 자연광이 유입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커다란 원이 하늘로 이어지는 추모의 위령비는 전망대를 겸하고, 평화기념관의 거대한 M자형 기둥은 매향리(Maehyangri), 박물관(Museum), 기념비(Memorial)의 M을 상징한다. 1층 어린이체험실은 빛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구성되며, 2층은 쿠니사격장 폐쇄를 위한 주민들의 활동을 보여준다. 기념관에서 옛 미군기지 막사를 지나면 사격통제실로 사용했던 작은 3층 건물이 남아 있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