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공포의 트럼프노믹스… 월가에선 “美 경제 냉각 우려”

입력 2025-02-11 18:52
국민일보DB

트럼프노믹스의 ‘충격과 공포’가 미국 경제를 냉각시킬 것이라는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노믹스의 실질적인 효과도 내년까지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위험에 먼저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울린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트럼프 2.0’의 빠르고 격렬한 정책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며 “그들 중 일부는 내년까지 효과가 가시화되기 어려워 단기적으로 성장에 대한 위험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고율 관세로 무역수지의 균형을 맞춰 내수 경제를 부양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정책이 성장 둔화 위험에 우선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단 시츠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에 대한 트럼프의 어조가 예상보다 강경하고 격렬하다”며 “내년에 더 부양적인 조치로 균형을 맞추는 시나리오가 있어도 당장 올해는 정강이를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트럼프 집권 1기 때처럼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투자를 미룬다면 미국 경제가 더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모리스 옵스펠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트럼프 1기 때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우려했다.

JP모건체이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3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정책들이 의도와는 다르게 반기업적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재의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카스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려되는 건 관세만이 아니다”며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이 올해 미국 성장률을 0.5% 포인트 떨어뜨릴 것이라는 추정이 있고, 연방정부 지출을 1조 달러 줄이면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에너지·암호화폐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율을 내리겠다고 공약했지만 현실은 아직 멀리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