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플라스틱 빨대를 장려하는 행정명령을 예고한 지 불과 3일 만인 10일(현지시간)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실행에 옮겼다. 앞서 지난달 스타벅스 일본법인은 5년 만에 종이 빨대를 플라스틱 빨대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적인 정책 변화로 국내의 종이 빨대 사용과 플라스틱 규제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라스틱 빨대를 줄이려는 연방 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전임 바이든 정부의 종이 빨대 사용 권장에 대해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플라스틱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일본 스타벅스 역시 종이 빨대에서 플라스틱 빨대로 복귀를 선언했다. 2020년 환경 오염을 이유로 모든 일본 스타벅스 매장서 종이 빨대가 상용화됐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에 지난달 생분해 플라스틱 빨대 도입을 결정했다. 오키나와현의 32개 스타벅스 매장을 시작으로 오는 3월까지 일본 전역에 생분해 플라스틱 빨대로 교체될 예정이다.
한국 스타벅스는 여전히 종이 빨대를 사용 중이지만,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와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 2023년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금지 규제를 완화한 데다 종이 빨대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농심은 맛과 사용 불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에 지난 11월부터 카프리썬의 빨대를 종이에서 플라스틱으로 교체했다.
종이 빨대의 수입량과 시장 규모는 축소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종이 빨대 수입량은 401t으로, 이는 전년(919t)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러한 상황은 종이 빨대 제조업체에 줄도산 위기를 가져왔다. 일부 업체는 공동판매를 시작하며 생산량 감소와 자금 문제에 대응 중이다. 환경부는 “일부 사업자는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가격이 2.5배 비싼 종이 빨대를 구비했으나 소비자 불만을 들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친환경적이라 여겨졌던 종이 빨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발표한 용역보고서에서 ‘사용 후 100% 매립지로 보내진다’는 가정하에 종이 빨대의 탄소 배출량이 플라스틱보다 4배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뒤늦게 해외 연구 사례를 취합한 것이라 국내 생산과는 무관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플라스틱과 종이 빨대 중 어느 것이 더 자연 친화적인지에 대해 다양한 연구 결과가 있어 명확히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생분해 플라스틱 빨대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뚜레쥬르는 2023년 CJ제일제당에서 연구·개발한 생분해 플라스틱 빨대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생분해 제품이 별도로 수거되지 않아 종량제 봉투에 버려진다. 업계 전문가들은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배출해 퇴비화하는 시스템 등 생분해 플라스틱을 제대로 처리하는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는 한 환경적 이점을 제대로 살릴 수 없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