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꽃제비(노숙 아동)로 살아가던 탈북민이 K팝 아이돌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고 BBC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국적 보이그룹 ‘1Verse(유니버스)’는 탈북민 혁(25)과 석(24), 일본인 아이토(20), 아시아계 미국인 케니(23)와 네이슨(24)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올 연말 미국에서 공식 데뷔할 예정이다.
함경북도 경성군 출신인 혁은 유년 시절을 거리에서 구걸하며 보냈다. 2013년 아버지의 설득으로 탈북해 여러 나라를 거쳐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그는 시와 랩을 통해 위안을 얻었다. 2018년 EBS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주목받았고 SM엔터테인먼트 출신 프로듀서 미셸 조의 눈에 띄어 씽잉비틀 소속 연습생이 됐다.
또 다른 멤버 석은 2019년 탈북해 팀에 합류했다. 그는 중국 접경 지역에 살면서 밀반입된 USB 등을 통해 K팝을 접했다.
미셸 조는 “이들은 대중문화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상태에서 시작했다”며 “강한 인내력과 끈기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혁은 “내가 K팝 아이돌이 된다면 다른 탈북자들도 더 큰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탈북자가 K팝 아이돌로 성공한다면 북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