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중 목사의 선교적 삶]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라

입력 2025-02-12 00:32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의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예수의 형제이자 초대교회 지도자인 야고보는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약 4:14)고 말한다. 우리의 삶이 안개라면 그 짧은 순간을 낭비하는 순간 시간은 화살처럼 날아가 버리고 말 것이다. 미국의 유명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부동산과 돈을 재테크하는 사람은 많지만 인생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시간을 재테크하려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지적한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은혜로 허락한 시간이란 소중한 자산을 잘 활용해 재테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시간이란 자산을 잘 관리하고 아끼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말한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엡 5:16~17) 아무리 촌음을 아껴가며 노력한다고 해도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우리의 수고는 시간을 그저 낭비한 결과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시간에 쫓겨 인간을 한계까지 몰아가는 세상에 살고 있다. 모두가 정해진 시간 내 더 빨리, 더 생산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쫓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는 삶은 이처럼 바쁘고 정신없이 사는 게 아니다. 이렇게 되면 여러 일을 빠른 속도로 해낼 뿐 정작 주님께서 원하는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게 생긴다.

시급한 일에 둘러싸여 해야 할 소중한 일과 순간을 놓치는 경우가 얼마가 많은가. ‘일상의 거룩함을 회복하라’(두란노)의 저자 크레이그 그로셸은 “사탄은 우리를 나쁘게 만들지 못할 때 대신 매우 바쁘게 만든다”고 말한다. 사탄이 우리를 수많은 사소한 것에 둘러싸이도록 만든 뒤 정작 중요한 걸 하지 못하게 방해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바쁘게 사는 게 성공의 지름길’이라며 우리를 정신없이 바쁘게 살도록 몰고 간다. 남들보다 더 빨리 가고 더 많이 일하며 더 바쁘게 살라고 말한다.

성도라면 시간과 관련한 생각이 세상의 논리와는 달라야 한다. 성도들은 “이것이 정말 하나님께서 원하는 일인가”를 먼저 따지고 이에 따라 시간을 조절해 살아야 한다. 하나님께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다 보면 우리는 세상과 구별된 거룩한 삶을 살 수 있다.

하나님 보기에 정말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늘 하나님의 뜻을 추구하는 삶을 살자. 그리고 이 뜻에 따라 여러 일 가운데 우선순위를 정하자. 우리에게 닥쳐온 바쁜 일이 모두 중요한 게 아닐 수 있어서다.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의 차이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는 말씀은 다른 말로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라”고 표현할 수 있다. 때가 악하므로, 즉 종말이 다가오므로 기독교인은 우선순위를 분명히 결정해 매일의 삶을 살아야 한다.

사도 바울은 “형제들아 내가 이 말을 하노니 그 때가 단축하여진 고로…”(고전 7:29)라고 말한다. 주님의 재림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다. 재림의 그날 우리는 주님 앞에서 세상을 어떻게 살았는가를 결산할 것이다. 이때 주님께선 우리가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를 묻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도 묻지 않은 것이다.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그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았는지를 물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늘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 급한 일보다는 주님께서 원하는 일을 가장 중시하며 살아야 한다. 또 그 일을 먼저 행함으로 시간을 재테크하며 살아가는 선교적 삶을 실천해야 한다.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