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이야기, 놀라운 사랑
믿기지 않는 밤, 예기치 않은 마주침
어찌해야 하나 어떻게 바라보나
어떤 말로 설명하나
혼자 눈 뜨고 잠 못 드는 밤
내게 찾아온 두려운 영광
거부할 수 없는 하늘의 사랑
아, 서늘한 바람이 가브리엘의 옷깃을 스칠 때
코끝을 스치는 사랑의 향기
잊지 않겠어요 피하지 않겠어요
꽃 아닌 것들 속에서 꽃이 피고
별 아닌 것들 속에서 별이 뜨는 밤
세상을 구원할 불멸의 사랑이 시작되리니
주여, 말씀대로 이루소서.
소강석 시인, 새에덴교회 목사
성모 마리아는 동정녀의 몸으로 성령에 의해 임신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낳았다. 이 초자연적 사건은 기독교 종파 중 가톨릭, 동방정교회, 오리엔트정교회 등에서 마리아를 성인 중에 으뜸으로 공경하게 하며 개신교에서도 성모 공경의 전통을 가진 교파가 있다. 이 공경은 이슬람교에서도 같다. 시인은 마리아에 대해 경이롭고 신비한 담론을 자신의 신앙 고백으로 발화한다. 이 시의 '두려운 이야기, 놀라운 사랑, 믿기지 않는 밤, 예기치 않은 마주침'은 그에 대한 시적 표현이다. 시인은 이를 마리아의 육성으로 표현했다. 시적 화자 마리아는 설명할 말이 없는 이적(異跡), 가브리엘 천사의 옷깃에 묻어온 향기를 잊지 않고 피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더불어 꽃과 별의 변증법적 은유와 더불어 '세상을 구원할 불멸의 사랑'을 인지한다. 시인은 마리아의 순종적 고백이 자신의 고백이 되고, 동시에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기를 요망한다.
-해설 :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