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은 18일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하는 2월 경매에 고미술품과 근현대미술품 등 130점, 64억원어치(낮은 추정가 기준)를 내놓는다. 핵심은 조선후기 지도학자 김정호의 목판 지도인 ‘대동여지도’의 낙찰 여부다. 경매 물품은 대동여지도가 처음 간행된 1861년(신유년) 제작된 신유본이다. 원래 휴대와 열람이 편리하도록 큰 종이를 여러 장으로 나눠 접을 수 있게 만든 분첩절첩식의 22첩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전해지는 과정에서 3첩의 병풍 형태로 변형됐다. 현전하는 대동여지도 판본은 국내외 약 35점이 있다. 이중 신유본 완질본은 국내에 약 7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매 추정가는 3억2000만∼10억원이다.
현대미술로는 백남준의 로봇 시리즈 중 1994년 작 ‘해커 뉴비’(1억3000만∼2억5000만원)가 눈길을 끈다. 이당 김은호의 ‘신선도’, 이인성의 동양화 ‘산수인물도’ 등 근대 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도 나온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10일 “지난해의 경우 2020~23년까지 신규 유입됐던 MZ세대 컬렉터들의 활동이 줄었고, 5억원 이상의 고가 작품들의 낙찰 비중이 과거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면서 “올해 첫 메이저 경매에는 5억~10억원이상 초고가 작품보다 합리적인 접근이 가능한 작품들과 현대미술 시장 침체기에 역으로 주목도가 올라가는 고미술작품 군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케이옥션은 서양 근대 거장 작품으로 분위기를 돋운다.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하는 경매에는 인상주의 화가 르누아르(1841∼1919)의 작품 등 101점, 86억원어치가 낙찰을 기다린다. 케이옥션 측은 르누아르의 정물화 ‘딸기가 있는 정물’(1905년 경, 50.2×23.5㎝)에 대해 “작가의 후기 작품 특성을 잘 담고 있고, 짧고 즉흥적인 붓 터치를 활용해 정적인 정물임에도 따뜻한 감성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경매 시작가는 10억원.
영국의 추상표현주의 화가 프랭크 보울링 작품(3억∼5억원)이 국내 경매에 처음으로 나오고, 일본 작가 나라 요시토모가 봉투 위에 색연필로 그린 작품 ‘드럼치는 소녀’(2억5000∼3억원)도 나왔다. 이들 작가는 런던(나라 요시토모), 홍콩(르누아르) 등지에서 대규모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시장의 변함없는 블루칩인 단색화 및 추상미술 이우환·박서보·김환기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