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서 1시간 간격 “尹 퇴진 촉구” “탄핵 반대” 집회

입력 2025-02-10 19:06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10일 재학생과 동문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진행된 탄핵 반대 시국선언.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움직임이 대학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학생은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등 광장의 탄핵 반대 집회 논리를 되풀이하는 모습이다.

10일 오후 2시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는 재학생 13명이 학생증 인증 퍼포먼스를 하며 탄핵 반대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했다. 고모씨는 “사법부마저 부정선거 의혹을 철저히 묵살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상계엄 외에 어떻게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느냐”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했다. 박모씨는 “청년들은 야당의 줄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분노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발언에 앞서 애국가 1절을 제창하는 등 탄핵 반대 집회와 비슷한 형식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8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경찰 추산 5만2000명이 운집해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참가자들은 애국가를 불렀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연세대 학생총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의결된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윤 대통령 퇴진 요구안’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일부 재학생은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장모씨는 “학생 총회와는 다르게 대의적 절차를 갖추지 않고 연세대라는 대표성을 보이려고 했다는 점에서 적절치 않다”며 “대학에 극단적 진영을 데리고 와서 정치 투쟁의 장으로 변질시켰다는 게 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열리기 1시간 전쯤에는 연세대 학생들과 시민 등 20여명이 윤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윤석열 퇴진 압도적 가결 총회정신 이어가자’ ‘서부지법 폭동 강력히 규탄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이곳 학생회관에는 독재 세력에 맞서 싸운 고(故) 이한열 열사의 영정이 있다. 쿠데타 옹호가 말이 되느냐”고 외쳤다. 그러면서 탄핵 반대 집회 측을 겨냥해 “대학가에서도 극우 논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곳이 극우들의 준동을 막는 최전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한웅희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