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온산공단에서 10일 유류 저장탱크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탱크 시설에서 작업을 하던 30대 2명 중 1명이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사망했다. 나머지 한 명도 중상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화학물질의 성분 등을 분석하는 UTK의 외부 감정업체 소속으로 이날 해당 탱크(높이·둘레 각각 14.6m, 용량 2500㎘) 상부에서 해치(hatch·개구부)를 열고 내부에 있는 석유계 화학물질(솔베이트)의 양 등을 확인하던 작업 중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탱크에는 석유를 녹이는 용제의 일종으로 인화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솔베이트가 1600㎘가량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불이 나자 소방 당국은 소방대원 230여명과 소방차 등 장비 44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으며, 한때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2단계는 소방서 8∼14곳에서 51∼8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특히 폭발·화재가 난 탱크 주변에는 윤활유, 바이오디젤 등이 저장된 다른 탱크가 4∼5기 있는 상황이어서 소방 당국은 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전력을 쏟았다. 1분에 소방용수 7만5000ℓ를 뿌릴 수 있는 대용량 방사포까지 동원한 끝에 화재 발생 3시간여 만인 오후 2시 19분쯤 완전히 진화했다. UTK는 각종 액체화학물질을 저장·이송하는 업체다.
이날 폭발·화재로 현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10㎞ 이상 떨어진 울산 도심에서도 검은 연기가 목격돼 울산소방본부에는 20건 넘은 관련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UTK 부지 내에 있는 모든 저장탱크의 상부 작업에 대해 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안전 수칙 준수 확인 등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울산해양경찰서도 현장 안전 관리 책임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