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모든 철강 25% 관세”… 한국도 타깃

입력 2025-02-10 18: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 4위인 한국도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사정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북미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을 관람하기 위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 중 “철강 관세 부과 계획을 10일 발표하겠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어느 철강이든 25%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루미늄 관세와 관련한 질문에는 “알루미늄도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효 시점을 포함한 세부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새롭게 적용될 관세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기존 관세에서 추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대미 철강 수출국은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한국 베트남 순으로 나타났다. 대미 알루미늄 수출에서는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 중국 순으로 많았다.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율 인상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철강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속 관세 부과는 미국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와 동맹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집권기에 철강 등 금속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뒤 협상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관세율을 앞세워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당시 한국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263만t의 철강재를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예고한 ‘상호관세’에 대해 “11일이나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라며 “거의 즉시, 모든 국가에 상호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두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을 이용하는 국가에 상호주의를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상호관세 대상을 미국에 고율관세를 부과한 국가로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대부분의 관세를 폐지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국가라면 상호관세에 따른 변화가 적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