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력 상장지수펀드(ETF) 분배금(배당금)을 덜 지급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해 비판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다음 기준일에 맞춰 덜 지급한 배당금을 주겠다고 밝혔지만 투자자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7일 공지를 통해 타이거(TIGER) 미국 S&P500와 미국 나스닥100 ETF 1월 배당금에 대해 “절세계좌 내 이중과세 이슈 등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책정돼 지급됐다”며 발생한 금액보다 분배금을 덜 지급한 사실을 인정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달 말 타이거 미국 S&P500와 미국 나스닥100의 분배금을 예고 없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5%, 66% 감소한 수준으로 통지했다. 이후 투자자 반발이 커지자 지난 3일 올해부터 적용되는 외국 납부세액 과세방법 개편 영향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경쟁사 ETF 분배금은 줄지 않았다며 더욱 거세게 반발했다.
실망한 투자자들은 자금을 빼거나 경쟁사 동일 지수 추종 ETF로 갈아탔다. 코스콤에 따르면 분배금 삭감 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던 타이거 미국 나스닥 100의 경우 이달 3일(-112억원) 4일(-236억원) 연이틀 투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같은 기간 경쟁 운용사 동일지수 추종 ETF에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미래에셋운용은 덜 지급한 분배금을 4월 말 기준 분배금으로 추가해 분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매 수수료 등을 지불하고 매도한 투자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에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배분되지 않은 분배금은 기준가(주가)에 반영이 돼 있어 팔고 나간 투자자도 손실을 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 설명에도 투자 판단에 영향을 주는 분배금 지급 기준 변동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점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미래에셋운용은 “앞으로 해당 기간에 발생한 분배 재원은 전액 분배를 원칙으로 하고, 원칙 변경이 필요한 경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투자자와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