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장기화·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이 2년 연속 하락했다. 연간 수입차 판매량이 2년 연속 역성장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출시를 통해 내수 시장 반등을 노리고 있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6만3288대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등록된 27만1034대 대비 2.9% 줄어든 수치다. 수입차 시장은 2022년 28만3435대를 기록한 뒤 2년 연속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판매량이 2년 연속 줄어든 건 IMF 외환위기였던 1997~1998년 이후 26년 만의 일이다. 당시 수입차 판매량은 1996년 1만315대, 1997년 8136대, 1998년 2075대로 감소했다. 이후 수입차 판매량은 2009년, 2016년, 2019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증가해왔다.
업계에선 고물가·고금리 등에 따른 수요 감소가 영향을 줬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부진 지속과 고금리, 높은 가계부채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이 신차 구매 의향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8000만원 이상 가격의 법인 차량 표지판을 연두색 바탕으로 강제한 것도 판매량 감소의 요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7만8208대로 20.1% 감소하며 8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수입차 업계는 올해 신차 출시로 불황 정면 돌파에 나선다. 업계의 판매 전략은 한정판·고성능·전기차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BMW는 매월 30주년 기념 차량을 온라인으로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달 내·외장 모두를 검은색으로 디자인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5·X6·X7의 ‘올블랙 에디션’을 공개했고, 이달에는 국내 스테디셀러인 3·5시리즈 세단과 X5의 소비자 선호 내외장 색상과 편의사양 추가 모델을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올해 새로운 최상위 ‘드림 카’ 2종을 비롯해 고성능·SUV 신규 트림 7종 이상을 출시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벤츠의 고성능 브랜드인 AMG의 가장 높은 출력을 자랑하는 AMG GT를 새롭게 들여온다.
최근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전기차와 내연기관 등 총 16종의 신차를 내놓는다. 아우디는 올해를 재도약의 해로 삼아 한국 시장에서 아우디 브랜드의 입지를 견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허경구 한명오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