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선교의 꿈 싣고 ‘윙윙’… 드론선교회 떴다

입력 2025-02-11 03:02
드론 조종 강사들이 9일 경기도 용인제일교회 어쿠스틱홀에서 드론볼 조작을 선보이고 있다. 용인제일교회 제공

9일 오후 경기도 용인제일교회(임병선 목사) 3층 어쿠스틱홀. 조종사들이 조종기를 조작하자 드론볼이 프로펠러를 힘차게 돌리며 공중에 떠올랐다. 600g이 채 안 되는 기체지만 프로펠러가 만들어내는 소리는 제법 우렁찼다. 강한 바람에 먼지가 휘날리기도 했다.

조종사들은 기체를 제자리에서 날게 하거나 좌우를 오가게 하며 활보했다. 드론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본 이들은 시선을 빼앗겼는지 자신의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촬영하기 바빴다. 시연이 끝나자 감탄과 함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용인제일교회는 이날 드론선교회(회장 박장환) 발대식을 진행했다. 교육기관이 아닌 교회에서 드론선교회를 발족하는 건 이례적이다. 선교회는 드론으로 해외 현지 선교사들의 기술 역량을 교육하고 지원하는 동시에 다음세대를 향한 국내 선교 도구로도 활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임병선 목사는 “드론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성장 분야 중 하나”라면서 “선교회가 우리 자녀들이 꿈과 비전을 키우는 귀한 장소가 되길 바란다. 또 이를 계기로 해외 선교가 더욱더 활발해지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한다”고 말했다.

선교 현장에서 드론을 실용적인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건국대 항공드론혁신융합대학 사업단 교수인 박장환 집사의 설명이다.

박 집사는 “선교사들은 교회나 교단에서 지원받기는 하지만 한없는 구제 사역 등으로 인해 재정적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래서 현지 여행 가이드 직무로 재정을 충당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론을 운영한다면 쉽게 안내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뿐더러 드론조종 교육 등 다양한 사역 방향을 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드론선교회는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격과 같은 국가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론을 비롯해 드론볼 제작 실습, 조종 실습, 항공촬영기법 등을 교육한다. 교회 내부 동호회로 국한하는 것이 아닌, 드론 스포츠 대회 참가와 함께 드론 단기선교도 펼칠 예정이다. 전문적인 교육을 위해 드론 축구 국가대표 코치인 조성기 알씨인레포츠 대표, 용인지역 드론교육원장인 안만식 원장, 임승현 건국대 교관 등이 강사로 나선다.

선교회가 새롭게 출범하는 만큼 이날 초등학생부터 시니어 부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관심을 두고 참여했다.

서유찬(10)군은 “원래 드론에 관심이 있었는데 교회에서 드론선교회를 만든다고 해서 참가했다”며 “친구들과 함께 재밌는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우(28) 김도현(25)씨 부부는 “드론으로 유명한 박 집사님이 직접 교육한다고 해 흥미가 생겨 신청했다”면서 “드론이 단순 취미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선교로 활용해 다른 이들을 섬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용인=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