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예수님의 천국 비유 말씀입니다. 한 사람이 밭에 감춰진 보화를 발견한 뒤 조용히 이를 땅에 묻고 돌아와 재산을 다 팔아 보화가 있는 밭을 샀다는 이야기입니다. 농부로 보이는 이 사람은 의외의 장소에서 보화를 발견합니다. 누군가 밭에 보물을 숨겼거나 실수로 보물을 이곳에 떨어뜨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발견한 보화를 얼른 다시 숨겨놓고 돌아가서 모든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산 후에 보화를 차지합니다.
이 비유에서 농부는 누구를 지칭하는 것일까요. ‘천국을 소망하며 살아가는 하나님의 자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화는 진리인 예수님이며 농부는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보화가 감춰진 밭은 무엇을 상징할까요. 일각에선 밭을 교회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보다는 보화가 전혀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세상’으로 해석하는 게 더 타당하지 않을까요. 아직 예수님을 모르는 수많은 이들이 살아가는 세상 말입니다.
밭에서 보화가 발견되듯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보화인 주님이 계십니다. 얼마든지 놀라운 천국의 비밀도 존재합니다. 주님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라고 말씀합니다.(요 3:16) 예수께서 이토록 사랑한 세상은 주님이 포기한 곳이 아닙니다. 여전히 구원의 빛이 비치기 원하는 곳으로서 ‘보화가 묻힌 밭’과 같습니다.
우리는 예배를 위해 매주 예배당에 모이고 예배 후 다시 세상 속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주님께 예배드린 그 감격과 마음을 품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성도는 천국이 임할 것처럼 보이지 않은 곳에도 예수님이 계시고 천국이 임할 수 있다는 걸 굳건히 믿고 주님의 마음으로 세상에 나가야 합니다.
미국 기독교 윤리학자 리처드 니버는 저서 ‘그리스도와 문화’에서 기독교와 문화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이 책에서 니버는 그리스도인이 기독교 세계관을 갖고 세상에서 책임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을 촉구합니다. 주님은 세상에도 당신이 임재하며 자신을 모르는 세상 사람 역시 사랑한다는 걸 알리려 하는데 그 도구가 성도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몸으로 우리에게 온 예수님은 한 번도 세상에 대한 애착을 끊지 않았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비유에서 농부는 보화를 발견한 뒤 기뻐하며 돌아가 밭을 삽니다. 농부의 감당할 수 없는 기쁨의 원천은 보화였습니다. 농부가 밭을 산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성도는 세상과 같은 밭에서 보화를 발견하며 기쁨으로 밭이 하나님 나라가 되길 갈망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건조한 밭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생명수인 예수님을 전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목마르고 상처받은 이들을 복음으로 초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아울러 더는 생명 없어 보이는 세상에 생명의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여전히 하나님이 역사하고 임재하며 그분이 사랑하는 터전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비전을 품고 세상으로 나갑시다. 보화가 묻힌 밭! 이 밭과 같은 세상에 임재하는 그분을 날마다 만나며 하나님 나라에 대한 거룩한 비전을 품읍시다. 주님은 성도를 그분의 빛이 세상에 드러나는 도구로 사용하길 간절히 원하십니다.
강성률 목사(수원종로교회)
◇131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수원종로교회는 ‘수원의 모교회’로 지역 내에 여러 지교회를 세웠습니다. 수원 삼일학교와 매향학교도 교회의 학원선교 일환으로 출발했습니다. 최근엔 다음세대를 위해 비전관과 역사관을 건축하고 문화 사역에 힘쓰며 제2의 부흥을 꿈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