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대 예금 금리가 사라지고 있다.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에서도 3% 이자를 주는 예금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반면 최대 연 9%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 신청은 급증하고 있다.
9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88%로 떨어졌다. 한 달 전(3.02%)보다 0.14%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만 해도 연 3%대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지만, 지난달 중순 2%대로 주저앉은 뒤 이달 들어서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도 3.15%에서 한 달 만에 0.15% 포인트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높다. 때문에 ‘예테크’(예금+재테크)족의 주요 투자처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가 떨어졌다. 시중은행 대비 금리 매력도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 연 2.70~3.31%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 1일 코드K 정기예금의 12개월 만기 금리를 연 3.00%에서 2.90%로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도 12개월 만기 기준 연 3.10%, 토스뱅크는 6개월 만기 기준 연 3.00% 수준이다.
금융권 예금 금리가 3% 아래로 떨어지면서 연 9%대 적금 효과를 볼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도약계좌 신규 신청자는 17만명이었다. 지난달 가입 신청 기간이 7일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하루 약 2만4300명이 신청한 셈이다. 이는 전월 일평균 가입자(4400명)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이달에도 지난 6일 기준 총 11만6000명이 가입 신청을 했다. 3일부터 가입 신청(14일까지)을 받은 걸 고려하면 4일간 일 평균 2만9000명이 신청해 지난달보다 5000명 가까이 더 많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매월 7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하면 본인 저축액과 은행 이자, 정부 기여금을 더해 최대 5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정책금융 상품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달부터 월 최대 기여금 한도를 3만3000원으로 늘렸는데, 이 경우 만기 시 연 9.54% 적금 상품에 가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