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지난해 42조원에 가까운 이자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상당수는 소속 은행 이자이익이었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사상 첫 연간 합산 순이익 16조원을 돌파했는데, 역대급 실적 이면에 여전히 은행 대출 위주 수익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2024년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 총액은 41조876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0조6212억원)보다 1조2548억원(3.09%) 증가했다. KB금융의 이자이익이 12조826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11조4023억원) 우리금융(8조8860억원) 하나금융(8조761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익은 소속 은행 이자이익 영향이 컸다. 지난해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34조3654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 37조1335억원 중 이자이익 비중이 93%나 됐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다소 하락했으나, 대출 수요 지속과 함께 높은 예대금리차를 바탕으로 막대한 이자 수익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하 기조에 예금금리는 떨어졌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금리는 높게 유지했었다.
4대 금융지주는 은행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순이익 16조원(16조4205억원)을 돌파했다. 실제 이중 약 81%인 13조3506억원이 은행 자회사 순이익이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자산이 불어나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4대 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을 보면 이자이익 중심 수익 구조가 더욱 도드라진다. 금융지주들은 대출 이자 의존도가 높은 만큼 비이자 부문 역량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금융 당국도 비이자이익 강화를 주문해 왔다.
그러나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이자이익은 1년 전보다 5.4% 증가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오히려 5% 가량 줄었다. 하나금융은 이자이익(-1.33%)과 비이자이익(-2.33%) 모두 감소했는데, 비이자이익 감소 폭이 더 컸다. KB금융은 지난해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5.1%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이자이익 증가율(5.3%)보다는 낮았다.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우리금융만 비이자이익이 1조950억원에서 1조5540억원으로 41.9% 오르며 이자이익 증가폭(1.7%)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비이자이익 비중도 11.1%에서 14.9%로 3.8% 포인트 뛰었다. 다만 여전히 타 금융지주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이 가장 낮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