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담 넘기 쉬워”… 서부지법 이어 ‘난동’ 모의 정황

입력 2025-02-09 18:57
사진=윤웅 기자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를 온라인에서 사전 모의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를 놓고도 유사한 논의를 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미국정치갤러리’ 게시글 관련 신고를 지난 7일 접수해 작성자들을 추적 중이라고 9일 밝혔다. 해당 게시판에는 헌재 주변 상황을 공유하고 난동을 모의하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작성자들에게 적용할 혐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A씨는 지난 7일 새벽 “헌재 주변을 탐색하고 왔다”며 ‘답사 인증’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는 헌재 안팎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 A씨는 “헌재는 주변 담벼락도 낮고 마음만 먹으면 넘어가기 쉬울 것 같다”며 “(경찰이 막으면) 근처 식당이 많으니까 카페 간다고 하거나 북촌에 놀러 온 척하라”고 적었다. 이용자 B씨는 헌재 건물 내부의 평면도를 공유하기도 했다. 경찰 차벽을 넘기 위한 사다리와 야구방망이, 헬멧 등을 준비했다는 글도 다수 게시됐다.

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서부지법 폭력 사태 사흘 전인 지난달 16일부터 서부지법의 담장 높이와 후문 출입로 등 진입 경로를 분석한 글이 올라왔다. 또 윤 대통령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임박했을 당시엔 서부지법 주변 경찰 배치 상황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량의 차종과 번호 등이 실시간 공유되기도 했다.

김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