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전통적 ‘검색 강자’를 위협하고 있다. 대화형 검색 엔진을 탑재한 ‘챗GPT 서치’가 모든 사용자에게 개방되면서다. 대화형 검색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AI를 적용하지 않는 검색 서비스는 시장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상반기 중 ‘AI 브리핑’을 검색 서비스에 적용한다. 검색 결과를 요약해 제공하고, 맥락에 맞는 콘텐츠를 연계해 검색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한 검색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AI 기반의 분석과 탐색을 통해 폭넓은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도록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현재 신청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AI 검색 서비스인 큐(Cue:)를 제공하고 있다. 큐를 발전시켜 AI 브리핑으로 서비스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지난 5일부터 대화형 검색 엔진 ‘챗GPT 서치’를 모든 사용자에게 개방했다. 기존에는 로그인한 유료 이용자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일반 검색 엔진처럼 누구나 들어와서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반 챗GPT와 마찬가지로 대화하듯 자연어로 질문을 던지면 실시간으로 인터넷에서 적합한 정보를 찾아 제공한다. 구글도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한 검색 서비스 ‘AI 오버뷰(개요)’를 시작했다. 검색 결과를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구글이 웹사이트 내용을 요약해 제공하는 식이다.
국내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 점유율은 9년 동안 약 20%포인트 하락했다. 웹사이트 분석 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58.1%로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5년 78%에 비해 20%포인트나 쪼그라든 성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통적 검색 1위 서비스 구글의 아성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 구글은 최근 점유율이 90% 아래로 내려앉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기존 검색엔진 사용 횟수가 현재 수준 대비 25%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검색 정확도와 편의성이 검색 시장 선점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네이버와 구글은 기존 검색에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라 요약된 정보뿐 아니라 검색 결과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어 편의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챗GPT나 퍼플렉시티 등 AI 검색 서비스는 검색 결과로 이동하려면 추가로 웹사이트로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앞선 검색 정보와 연결해 사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