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 김민선(26·의정부시청)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주 종목 5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데 이어 팀 스프린트에서도 정상에 서며 같은 날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김민선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여자 500m 레이스에서 38초24로 1위를 차지하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열린 여자 팀 스프린트에서도 ‘차세대 에이스’ 이나현(20·한국체대), 김민지(25·화성시청)와 1분28초62로 금빛 질주를 이어가면서 2관왕에 올랐다. 전날 100m 종목에서 따낸 은메달까지 합하면 총 3개의 메달을 손에 넣었다.
주 종목 500m에선 대표팀 에이스다운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8조 아웃코스에 배정된 김민선은 경기 내내 순조로운 레이스를 펼쳤다. 초반 100m를 10초46으로 끊은 뒤 스퍼트를 더 올려 가장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무대를 노메달로 마쳤던 설움을 한 번에 푼 셈이다. 고등학교 시절인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여자 500m, 1000m 종목에 출전했던 김민선은 당시 각각 7위, 13위로 노메달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8년 만의 재수 끝에 첫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김민선은 ‘레전드’ 이상화의 계보를 잇는 500m 종목 최강자로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6차 대회 여자 500m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를 수확했던 김민선은 그해 500m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올 시즌엔 컨디션 조절로 500m 세계랭킹 11위를 유지했다. 이번 대회에 집중하느라 랭킹 포인트가 걸린 ISU 월드컵 대회 두 차례 레이스를 뛰지 않은 탓이다.
그럼에도 아시아에선 여전히 적수가 없었다. 김민선보다 세계랭킹이 높은 아시아 선수로는 2위 요시다 유키노, 6위 이나가와 구루미(이상 일본) 등이 있었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나마 김민선의 경쟁자로 꼽혔던 18위 톈루이닝(중국)은 38초57로 3위에 그쳤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