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 모인 유럽 극우 “이젠 우리가 주류”

입력 2025-02-10 02:43
네덜란드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프랑스의 마린 르펜, 스페인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이탈리아의 마테오 살비니(왼쪽부터) 등 유럽 극우 지도자들이 8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집회에서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유럽의 극우 세력들이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집결해 “이제는 우리가 주류”라고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에는 헝가리 총리 빅토르 오르반, 이탈리아 부총리 마테오 살비니, 프랑스 국민연합(RN) 하원 원내대표 마린 르펜,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 헤이르트 빌더르스 등 유럽 극우 정당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토네이도는 불과 몇 주 만에 세상을 바꿨다”면서 “어제 우리는 이단자였지만 오늘날 우리는 주류”라고 말했다.

이번 집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유럽 내 극우 정당의 약진 속에서 열렸다.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가 집회를 주최했고, 유럽의회 내 극우 성향 정치그룹인 ‘유럽을 위한 애국자’ 소속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유럽의 극우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추진하는 반이민·반다양성·반청정에너지 정책을 높이 평가하며 유럽연합(EU)도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르펜 원내대표는 트럼프의 승리가 바람을 일으켰다며 “우리는 진정한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 EU는 당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트럼프가 공격한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형사재판소(ICC)를 비판했고, 빌더르스 대표는 “우리는 좌파의 극단적인 워크(woke·깨어 있는) 의제에 무릎 꿇는 것을 거부한다”고 연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열린 취임식에 유럽 극우 정당 지도자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