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에 ‘신앙 사무소’ 신설… 화이트 목사 책임자로

입력 2025-02-10 03: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내 ‘신앙 사무소(Faith office)’를 신설하고 그 책임자로 폴라 화이트 목사를 임명하겠다고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과 힐튼호텔에서 각각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밝혔다.

화이트 목사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첫 당선 당시 취임식에서 기도문을 낭독했고 2019년 백악관 내 ‘신앙과 기회 이니셔티브 센터’의 특별고문으로 임명되는 등 트럼프의 영적 조언자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신앙의 자유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대통령 직속 종교자유위원회를 개설하겠다고 했다. 또 반기독교적 편견 행위를 근절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이를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이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백악관에 있는 동안 학교 군대 정부 직장 병원 공공장소에서 기독교인을 보호할 것”이라며 “미국을 하나님 아래 하나의 국가로 다시 통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유세 도중 총격 사건을 겪은 뒤 신앙에 대한 변화가 있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종교 없이, 믿음 없이 행복할 수 없다고 믿는다”며 “우리 삶 속에서 하나님을 되살리자”고 했다.

다만 이런 행보가 종교의 자유 침해, 다른 종교에 대한 차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침례교 목사이자 ‘종교 간 연합(Interfaith Alliance)’의 폴 라우센부시 대표는 성명에서 “이민자 교회 단속 허용, 종교적 다양성 억압 등은 정부 권한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정교분리를 주장하는 ‘AU(Americans United)’의 레이철 레이저 대표도 AP통신에 “TF는 종교적 신념을 보호하는 대신 종교적 자유를 악용해서 편견과 차별 등을 정당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