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맞나요” “정확히 맞다”… 尹주장 정면 반박한 곽종근

입력 2025-02-06 18:49 수정 2025-02-06 23:54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진행된 탄핵심판 6차 변론에 출석해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변호인에게 말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들었다"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진술을 반박하며 "탄핵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은 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6차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의 “끌어내라”는 지시의 대상은 ‘요원’이 아닌 ‘국회의원’이 맞는다고 재차 증언했다. 의원이 아닌 ‘인원’이라는 표현이었지만 맥락상 의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인원이란 말을 써본 적 없다”고 반박하며 진실 공방을 벌였다.

곽 전 사령관은 이날 ‘윤 대통령이 데리고 나오라고 지시한 대상이 국회의원 맞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 “정확히 맞는다”고 답했다. 또 국회 측이 곽 전 사령관의 피의자신문 조서를 읽으며 “윤 대통령이 12월 4일 밤 12시30분쯤 전화해 ‘국회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들어가 의사당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라’고 (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사실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곽 전 사령관 진술이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9일 자수서에는 ‘데리고 나오라’였는데 이튿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선 ‘끄집어내라’로 바뀌었고, ‘문 부수고 들어가라’는 내용이 추가되는 등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취지다.

곽 전 사령관은 “군생활 34년 하면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님 말을 차마 그렇게 쓸 수 없어 자수서에선 용어를 순화한 것”이라며 “‘부수고’를 ‘열고’, ‘끌어내라’를 ‘데리고 나오라’로 순화한 것이지 말을 바꾼 게 아니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뒤 병력 철수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제가 국회와 선관위,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임무정지하고 철수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철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해제 결의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김 전 장관 등을 불러 철수를 지시했다”는 윤 대통령 주장과 배치된다. 곽 전 사령관은 다만 윤 대통령이 ‘도끼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고 지시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선 “도끼 언급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은 “법률가들은 말이 움직이는 것에 따라 신빙성을 판단한다”며 “말이 달라져 문제가 되니 오로지 들은 얘기만 말하라”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을 끄집어내라고 들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발언 기회를 얻고 “인원이라고 얘기했다는데 저는 ‘사람’이란 표현을 놔두고 인원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송태화 성윤수 기자 alvin@kmib.co.kr